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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반도평화연구원 등록일 2023-02-28
제목 2023 KPI 이스라엘-요르단 연구여행: 우리가 평화를 바랄 수 있는 이유
 

2023 KPI 이스라엘-요르단 연구여행 소감문

우리가 평화를 바랄 수 있는 이유

 
장성경 인턴
 
 

KPI 이스라엘-요르단 연구여행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지역 탐방과 성서지리 답사라는 목적으로 202311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었다. 텔 단부터 브엘세바까지 2000년 전 예수님이 성육신하여 오신 땅이 지금은 세계 최고 긴장과 갈등의 요충지가 되었다. 20명의 KPI팀은 이 현장에 방문하여 친 아랍 입장에서 이-팔 갈등을 피부로 느끼고, 이스라엘 역사에 흐르는 하나님의 만민화해통일사상을 배우며 평화를 향한 마음을 고취시켰다.

 

5일 간은 베들레헴에 머물며 근처 유적지를 탐방했다. 마사다, 엔게디, 사해바다, 유대광야를 비롯하여 여리고 시험산을 방문하며 낯선 이국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성경으로만 읽던 장소에 실제로 와보니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특별히 예루살렘의 비아 돌로사 14처소를 거니는 동안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길을 묵상했다. 우리는 한 기념교회에 들어가 잠시 찬송을 부른 후 고난당한 주님을 생각하며 짧은 기도를 드렸다. 아울러 하루는 엘라 골짜기, 텔 아세가, 라기스 등 이스라엘의 지형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쉐펠라를 트레킹했다. 올리브나무, 쥐엄 열매, 상수리나무, 가시나무 등 성서에 등장하는 여러 자연물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었다. 매 식사는 병아리 콩으로 만든 후무스와 각종 지중해 채소와 과일, 샌드위치 비슷한 샤와르마를 먹으며 현지 음식을 즐겼다.

 

여행 중반에는 가이사랴가 있는 지중해 지역을 거쳐 현지 선교사님이 사역하는 갈멜산 문화센터에 잠시 머물렀다. 오랜만에 한식을 먹으며 온돌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엘리야 기념교회에서는 풍요롭고 드넓은 이즈르엘 평야를 둘러보았다. 엘리야의 활동 지역과 나사렛은 멀지 않았다. 나사렛 예수는 풍요의 신 숭배를 비판했던 엘리야의 성정을 가지고 지주들에게 희년을 선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작은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를 가로지르며 여행의 절정을 만끽했다. 호수의 풍경과 잔잔한 물결이 참 아름다웠다.

 

11일째부터는 요단강 국경을 지나 요르단에 이르렀다. 요르단에서는 제라쉬, 페트라, 암몬성채 등 고대 도시가 그대로 보존된 장소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느보산에 올라 모세가 죽기 직전 바라본 가나안 땅 전경을 조망했다.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두고 들어가지 못한 채 지도자의 자리에서 내려온 모세의 심정을 이해해보는 시간이었다. 마침내 우리는 다시 이스라엘로 넘어와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알찬 스케줄을 소화하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여행 내내 쏟아져 나온 교수님들의 지식 대방출은 우리의 순례를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김회권 교수님은 각 답사 장소에 담긴 성서 지식을 가르쳐주고, 신앙적 메시지를 선포해 우리 가슴을 매번 뜨겁게 달구었다. 양병문 이스라엘 선교사님은 현지의 문화를 상세히 알려주며 재치 있게 가이드해주셨다. 박명림 교수님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왜 세계의 문제인가에 대해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해설해주었다. 각 전문 분야에 계신 교수님들께서는 이스라엘 헌법과 유대인 정착촌 문제,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경제와 전망, 요르단 제라쉬 의료봉사 경험 등을 나누어주셨다.

 

1214일 간의 여정을 돌아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그 어떤 성지나 교회, 역사 유적지도 아닌 우연치 않게 걷게 된 팔레스타인의 거리였다. 늦은 오후, 여리고가 위치한 팔레스타인 도로를 하염없이 걸었다. 쓰레기와 먼지가 나뒹구는 거리의 광경은 마치 팔레스타인의 어지러운 현실을 보여주는 듯했다. 또 어느 날엔 14살의 한 팔레스타인의 남자 아이가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에게 총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 밤 다녀갔던 장소에서 발생한 비극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예수님은 지구 반대편의 팔레스타인 아이와 우리 모두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무 상관없는 사이가 아니라 예수님 안에서 한 형제요, 다르지만 함께 짐을 지며 연대할 수 있는 관계로 서로에게 속해 있음을 믿는다.

 

간사로 이번 여정에 동행하며 무엇보다 서로를 돌보는 연구원 식구들의 배려와 우정, 따뜻하고 겸손한 언행에 감동받았다. 여행 공부 삼매경에 빠져 묻고 답하고, 노트를 쥐며 필기하는 학자다운 모습은 내게 큰 도전이 되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출발하는 버스 안에서 하나님께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드렸다. 갈등과 폭력과 분쟁 속에서도 평화를 소망할 수 있는 이유는, 자기 몸을 찢어 둘로 된 것을 화목하게 하신 참 목자 예수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예수의 길을 따라 뚜벅뚜벅 걸어가 각자의 손과 발로 평화를 일구어가는 KPI 어른들을 통해 나는 또 하나의 희망을 발견한다. 한반도 평화를 넘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 우크라이나의 평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바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Blessed are the peacemakers, for they will be called children of God”